커트 코베인 인터뷰

*본 인터뷰는 일본 대중음악지 <Rockin’ On> 1993년 11월호(255호) 내용을 번역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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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in’ On(이하 R) : 기분은 어떤가?

Kurt Cobain(이하 K) : 아직 잘 모르겠다. 일어난지 얼마 안돼서.(웃음) 그 질문엔 당분간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네.

R : 이게 지난 번 일본 왔을 때 한 인터뷰가 실린 락킹온(Rockin’ On)인데, 이 때 했던 말들 기억하고 있나?
K : 응. 게다가 난 속독(速讀)을 잘한다구!(라고 하면서 페이지를 ‘훌훌’ 넘기는 커트) 흠, 그랬군. 좋은 기사야.

R : 이 인터뷰에서 당신은 “우상이 되긴 싫다”고 했었다.
K : 요컨대 나는 케케묵은 락앤롤적(的) 사고 방식이 싫다.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해서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존재라고는 말할 수 없다. 락앤롤 밴드, 특히 밴드 멤버로서의 자리에 열중해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때로 무서워질 때가 있다. 그런 건 나에게 불건전하게 여겨진다. 왜 사인을 받고 싶을까, 그저 음악을 하는 사람을 상대로 왜 흥분하고 눈물을 짜며 히스테리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을까,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목수, 자동차 정비공, 건물 관리인보다 결코 나을 게 없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그들과 완전히 똑같은 사람일 뿐이다. 내가 아직 락앤롤 팬이었을 때는 뮤지션을 존경하긴 했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길에서 마주쳐도 달려가서 방해하거나 사인해달라고 조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R : 그렇긴 해도 [Nevermind]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지금, 앨범을 산 이들에게 당신은 분명한 아이돌(우상)이다. 이 사실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지 않나.
K : 그건 그렇지만 그렇게 돼서 좋은 점도 있지. 세상에 다양한 사고 방식이 있음을 모두에게 전해줄 기회가 나, 아니 밴드에게 제공된 거니까. “진정해. 이런 게 모두가 생각하는 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라구”라며 가르쳐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뭐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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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 [Nevermind] 성공 이후 생활은 어떻게 바뀌었나?
K : 처음엔 스트레스 엄청 받았었다. 전혀 바라지 않았던 일이 생겼으니까. 그러니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린 그만큼 당황했을 수밖에. “이제 어떡하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난 2년을 보내며 그런 상황에 차차 익숙해졌다. 그냥 요즘엔 즐겁다. 지금도 사람 사귀는 것이 싫어 옛날처럼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개인 생활도 전혀 방해받지 않고. 정말 좋다.

R : 스트레스나 혼란을 느끼면 사람은 보통 그 현실에서 도망치려 하는데, 당신은 도망쳐 숨지 않고 이번 앨범 [In Utero]를 만들었다. 당신에게 전작의 성공으로 인한 혼란, 스트레스를 새 앨범에 표현하는 일은 중요한 것이었나?
K : 음…… 난 지난 2년간 경험한 스트레스가 이번 앨범에서 표현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오히려 일부러 그런 건 곡으로 만들지 않도록 했다. 그냥 책이나 친구들의 이야기, 텔레비전에서 이야기를 끌어내 곡을 쓴 정도. 당신 말처럼 그렇게 음악으로 불제(拂除)하려는 것은 너무 작위적이고 빤히 들여다보이는 행위이지 않나? 게다가 다른 열 받는 일도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곡으로 쓰면 됐고, 사실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왔다. 나는 모두가 생각하는 만큼 개인적인 일을 곡으로 쓰진 않는다.

R : 그랬군. 왜 그런 질문을 했냐면 [In Utero]를 듣고 있으면 당신의 경험으로부터 쓰여졌다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Rape Me]같은……

K : 그 곡은 내 경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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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 그래서 [In Utero]는 차라리 당신 안에 있는 자기혐오로부터 발생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당신은 이 앨범을 통해 자기혐오를 표현하고자한 것은 아니었는지?
K : 난 특별히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타입이 아닌데. 물론 무언가 잘못된 짓을 했을 땐 스스로 인정하고 벌을 주지만. 자기혐오라기보단 앞서도 말했지만 난 세상에 만연하는 부정한 것들을 곡으로 만든다. 나 스스로나 주위 사람들보다 관료주의, 정부의 범죄행위 쪽이 더 경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R : 새 앨범은 본래 ‘I Hate Myself and I Want to Die’라는 타이틀로 나갈 예정이었다고 알고 있는데, 왜 ‘In Utero’로 변경되었나? 동명(同名)의 곡도 수록될 예정이었다던데?
K : 맞다. 그 타이틀은 우리의 유머러스한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냥 단순한 조크였던 거지. 하지만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농담이 너무 지나치면 누구라도 앨범 자체를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말뜻을 알겠나? 우린 우리 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한 ‘조크 밴드’ 이상의 것으로 우리 음악을 받아들여주었으면 한다. 그런 까닭에 저건 앨범 타이틀로서 지나치게 대담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R : 결국 진심으로 스스로가 싫어 죽고싶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
K : 설마(웃음). 봐, 난 알고 있다구. 언제나 그런 식으로밖에 비추어지지 않는다는 걸. 모두가 나에 관한 전부를 부정적으로 보고 밥맛 없는 놈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말이지. 그런데 저런 앨범 타이틀을 써서 반대로 그런 것을 비웃어버리려 했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깊게 생각해 그걸 부정적인 언급으로 받아들여버려서. 저 타이틀을 쓰는 건 너무 위험한 짓이라고 판단한 거다.

R : 그럼 당신들 음악의 자기혐오적 인상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K : 음…… 글쎄. 그냥 어떤 것에 대한 반응이지 않을까. 실은 옛날이 훨씬 자기혐오적이었다. 여러가지 일에 흥분해서 지긋지긋해하고. 세상 전반의 것들에 대해서 말이지. TV를 켜면 반드시 내전 뉴스가 나오고. 우린 ‘전쟁이다’같은 개념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것에 관련된 스스로의 모습같은 건 상상할 수가 없다. 지금 보스니아에 살 수밖에 없다는 것 역시도 상상할 수가 없다. 나같으면 아마도 도망쳐버릴거다. 타인을 그런 눈으로 봐야한다는 걸 나는 잘 모르겠다. 놀라운 일이지. 나는 태어나서 줄곧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도록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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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 새 앨범 수록곡에 대해 좀 더 물어보고싶은데, 우선 ‘Serve the Servants’에 관해서. 지금까지의 이야기에선 이 앨범은 당신 자신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지만, 그럼 이 곡의 가사 ‘이혼같은 건 전혀 재미없어, 아버지가 갖고싶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도 당신의 실체험에 기반한 것이 아닌 건가?
K : 그건 내 개인적인 체험과 연결되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확실히 나는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고, 아버지와도 잘 지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녀석들은 친구들 중에도 많고, 세계 곳곳에도 많이 있을 거다. 그러니 나로선 이런 체험을 타인이 공감할 수 있는 내 인생의 청사진으로서 생각하고싶진 않다. 차라리 극히 일반적인 화제나 사고방식을 곡 속에 넣고싶다. 나 자신을 곡 속에서 노래하는 것같은 경험을 했지만 그런 인간은 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있을테고. 그러니 앨범의 다른 곡들도 ‘나(I)’라는 일인칭을 쓴다고 해서 나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그것이 내가 곡을 쓰는 방식이다.

R : 5번째 트랙 ‘Frances Farmer Will Have Her Revenge on Seattle’은 시애틀 출신의 실존했던 여배우에 관한 가사라고 들었는데, 그녀는 상당히 불운한 인생을 산 끝에 암으로 죽었다고?
K : 아니, 암으로 죽은 게 아니다. 하긴 어쩌면 비슷한 병으로 죽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정신병원에서 몇 년씩이나 고문, 강간을 당한 끝에 로보토미(Lobotomie, 정신 분열증 등의 치료를 위하여 대뇌 전두엽 백질의 일부를 절개해서 신경 섬유를 자르는 수술. 인격 변화, 지능 저하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현재는 하지 않음) 수술을 당했다. 그리고 그 이후엔 포시즌 호텔(Four Seasons Hotel)에 고용되어 일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외톨이로 일터와 방만 오가는 생활. 그래서 실제 사인(死因)은 나는 잘 모르지만 이미 몇 년 전에 그녀는 실질적으로 죽었던 걸 거다. 로보토미 수술을 당하고 인격을 완전히 상실당했으니. 나는 단지 프랜시스의 이야기를 소개해주고 싶었다. 상당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거대한 권력을 가진 유력자(有力者)들의 공모에 의해 사람이 얼만큼 상처 입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여배우같은 대중의 주목이 표적으로 하는 부류에 속한 인물이라면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그녀의 이야기는 사람이 얼만큼 다른 사람을 상처입힐 수 있는가를 실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장소에 살고있고, 어떤 생활을 하고있고, 그 사람이 어떤 인간이든 누구도 안전하지 않은 것이다.

R : 결국 이 곡은 그녀(프랜시스)에게 바치는 것이라기보다 차라리 세상에 대한 경고라는?

K : 음, 양쪽 다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나는 음모가 가담된 사건이나 워싱턴주의 정부고관들이 지금도 이 주(州)의 어디선가에서 생활하고있는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저주하고픈 기분이 든다. 실제 어디에 살고있는가는 몰라도 우리는 가족처럼 함께 살고있다. 스스로가 이 여성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해선 의식조차 못한채. 이렇게 해서 그들은 지금도 감옥 밖에서 무사히 살고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하고 말았다. 정부기관에서 일하고있고, 그만한 힘이 있었으니까. 정말 화나는 일이다.

R : 당신 아이의 이름은 그녀로부터 가져온 것인가?
K : 어떤 의미에선. 그리고 또 한 명, 굉장히 존경하는 여성으로 ‘프랜시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녀는 80년대 중반에 활동한 바셀린즈(The Vaselines)라는 록밴드의 멤버이다.

R : 그런데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슬래쉬(Slash)가 “일단 음악 업계에 발을 담갔으면, 이 세계의 ‘쇼비지니스’ 측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는데.
Kurt Cobain (이하 K) : 그거야 스스로가 이기적인 인간에다 돈이 갖고 싶다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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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 근데 “그럴 수 없는 너바나는 젖내나는 애송이다”라고도 했다고……
K :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군. 슬래쉬 본인이 직접 설명해주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나는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한 록앤롤 스타들을 수없이 봐왔고 그들이 모두 뮤직 비지니스 세계의 사람들과 관계를 발전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같은 일이(여기서 큰 갭(Gap)이 있는데) 많은 뮤지션들에게
일어나고 있음도 안다. 하지만…… 미안, 그 코멘트 한 번 더 말해줄 수 있나?

R : “일단 음악 업계에 발을 담갔으면, 이 세계의 ‘쇼비지니스’ 측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
K : 하지만 모르겠군. 왜 그렇게까지 ‘비지니스 측면’의 문제로 고민하고 싶어하는지. 나로선 그렇게 왕창 번 돈을 손 안에 쥐고있고싶어서일 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근데 난 그런 거에 관심도 없고, 크리스와 데이브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본다. 우리 세 명은 작년 앨범 판매 수입으로 일인당 100만
달러 정도는 번 것같은데, 나는 집을 샀을 뿐이고 나머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생각 따윈 하지 않았다. 특히 지금의 인기를 유지해 앨범을 계속 팔 목적으로 음악적인 면에서 타협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우선 뮤지션이고 아티스트이고 싶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

R : 그럼 음악을 시장에 내다팔기위한 ‘엔터테인먼트’로서 취급함을 ‘죄(罪)’라고 생각하는가?
K : 아니, 음악이란 것 자체가 우선 다른 어떤 것보다 ‘엔터테인먼트’적이지 않나? 정말로. 그게 전부다.

R : 수록곡 이야기로 돌아가자. ‘All Apologies’는 <In Utero>에서 유일하게 ‘조용한 곡’인데?
K : ‘Dumb’도 조용하지.

R : 확실히. 근데 이 곡에서 당신은 무엇을 표현하려 했나? 당신의 “그래서 뭐라는 거야”적인 애티튜든가?
K : 아니…… 그 곡 가사 적을 때를 떠올려보면, 뭘 말하고 싶은지 몰랐다는 것 뿐이다. 스스로가 쓰려고 하는 것을 모르게 되어 조금은 혼란스러워졌던. 그래서 그 곡의 가사는 모든 라인이 “뭘 써도 좋아, 무엇을 말할 수 있나, 나에겐 아무것도 말할 권리가 없어”라는 기분을 비꼬아 말하고 있을 뿐, 딱히 특별한 의미는 없다.

R : 이 앨범에서 당신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품어온 당신 내면에 있는 무엇인가를 부르고자 한 것은 아닌지?
K : 음, 글쎄…… 이 앨범은 옛날 내 정신상태의 연장(延長)을 그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옛날의 나는 훨씬 비관적이었고 화를 잘내는 편이었다. 그치만 나에겐 스스로가 시작한 것을 끝내게 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앨범은 지난 2년간 내 변화를 나타내주기에 좋은 견본은 아니다. 2년 사이에
나에게도 아이가 생겼고, 결혼도 했다. 어쨌든 계속 긍정적인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허나 그 이전 생활의 ‘화’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이 앨범에서 어떻게든 그것들을 매듭지어야 했다. ‘종지부’를 찍을 필요, ‘정리’를 통해 자유롭게 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이전의 내가 어떤 느낌들을 가졌었는지 생각나게 해주는 작품이 되었다. 현재 내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전하는 것으로선 그닥 좋은 샘플이라고 말할 수 없지. 아마도 지금 기분은 다음 앨범에서 계속 이어지겠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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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 다음 앨범에서 완전한 ‘종지부’를 찍겠다는 얘기?
K : ……가 아니라, 사실 <In Utero>가 그 시절의 마지막 장(章)이 되었다. 크리스도 데이브도 나도, 지금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있다. 이미 충분히 같은 것을 반복했으니까. 말하고 싶은 것도 충분히 말했고, 지금까지 사용해온 형식(단순하고, 파워풀하고, 분노에 찬 음악)에 좀 질리기도 했고. 해서 지금은 더욱 실험적인 걸 해보고싶다. 하지만 다음 앨범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누가 알겠나? 우리조차도 모르겠는걸. 어쨌든 이번 앨범은 우리가 시작했던 것의 속편(續編)이자 완결편이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하나부터 시작한다. ‘다른 것’이 가능하게 된 거다.

R : 그렇군. 근데 결혼 생활은 어떤가?
K : Great!(웃음) 두려울정도로……

R : 게이 잡지 <Advocate>에서 당신은 “커트니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양성애자로 살아갔을 것”이라는, 아주 흥미로운 발언을 했는데?

K : 아… 그런 얘길 한 것도 같군.

R : 이건 요컨대 커트니와 결혼해서 스스로가 어른이 됐다, 는 얘긴가?
K : 아니아니, 단지 내가 케케묵은 인간이란 얘기일 뿐이다. 몇 년간 난 양성애자였는데, 점점 나의 성정체성을 잃어가며 혼란스러워했었지. 근데 그 때 커트니와 만나 그녀에게 완전히 끌렸다. 그 때까지 섹스한 어떤 상대, 아니 그 때까지 만난 어떤 상대보다 매력적이었고, 죽을 때까지 함께 살고싶은 사람을 찾았다고 확신했다. 게다가 결혼도 했는데 그녀 이외의 사람과 섹스를 할 수 있을리 없지 않겠나?(웃음) 하지만 그녀를 찾지못했다면 아마도 이전과 마찬가지 생활을 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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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 잘 알겠다.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 ‘Nirvana(涅槃)’는 불교 용어잖나. 혹 당신은 이 밴드 또는 당신의 가족을 통해 진짜 ‘열반’을 찾고 있는 것인지?
K : 이전에는 그랬다. 근데 지금은 나에게 바랄 수 있는만큼의 행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생각한다. 정말이지 설마 저토록 완벽한 소울메이트를, 평생 함께 살고싶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으리라곤 생각한 적도 없으니 말이다. 거기다 지금은 아이까지 생겨서, 너무 귀여워 어쩔 수가 없기도 하고. 수년 전, 아직 내가 혼자였고 주위에 아무도 없던, 있는 건 오직 밴드 뿐이었던 시절, 더욱 많은 것들이 내 인생을 채워주길 바랬었다. 물론 지금도 혼란스럽거나 화가 치밀 때가 많아서 결혼 생활이 내 음악적 재능이나 다른 어떤 것들을 정체시키는 일은 없지만. 이 이상의 평온은 바라지 않는다. 이미 다 찾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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