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DC “Play Ball” (2014)

AC/DC가 15장째 앨범을 냈을 때 한 기자가 물었다. “어떻게 당신들 음악은 다 똑같나?” 비아냥과 장난기가 뒤섞인 이 원초적인 질문에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은 반색하며 답하길 “그거 정말 다행이다! 우리가 원한 게 바로 그런 거였다. 항상 똑같은 음악 말이다.” 척 베리의 직계를 자처하는 이 하드록 거장 밴드는 그렇게 또 ‘같은’ 음악을 가지고 돌아왔다. [Black Ice] 이후 6년 만인데 이는 [Black Ice]와 그 전작인 [Stiff Upper Lip]의 간격(8년)보다 2년 빠른 것이다. 치매 진단을 받은 리듬 기타리스트이자 밴드의 리프 메이커 말콤 영의 부재는 역시 아쉽지만 첫 싱글을 들어보니 우려는 또 기우가 될 듯 하다.

말콤 영 자리를 부리나케 메운 조카 스티비 영이 기우 판명의 핵심인 건 물론 아니다. 우려의 해소는 필 루드의 인트로 플램에서 비롯된다. 이어 8비트라는 AC/DC 음악의 지독한 황금 멍석이 깔리고 끊어치는 리듬 기타가 그 위를 능글맞게 흐르고 나면 말콤의 부재를 걱정한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릴 게 뻔하다. 변함없는 갱(Gang) 코러스,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연습해 이젠 경지에 이른 앵거스 영의 블루스 기타 솔로가 약속이나 한 듯 차례차례 엄습해오니 6년 전 “Rock ‘n’ Roll Train”의 감동은 다시 우리의 현실이다. 그 때처럼 “Big Jack”과 “Anything Goes”같은 킬링 트랙을 당신과 내가 한 번 더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마도 [Highway To Hell]을 함께 만든 본 스콧 없이 브라이언 존슨과 [Back In Black]이라는 괴물 앨범을 만들어낸 밴드의 저력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말콤 영을 보내고 남은 멤버들이 그 괴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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