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Bowie [Black Star] (2016)

데이빗보위 블랙스타 김성대 글램록

에릭 돌피와 존 콜트레인에 미쳐 있었던 자신의 형을 따라 데이빗 보위가 태어나 처음 잡은 악기는 다름 아닌(알토)색소폰이었다. 그가 거역한 ‘장르의 구분’이 꾸준하고 치밀하게 ‘장르의 실종’으로 이어졌을 때, 그 속에는 항상 밥(bop) 냄새 풀풀 나는 색소폰이 있었다.

[Black Star]는 바로 그 재즈와 일렉트로닉이라는 고래 싸움에 록이라는 새우의 등이 터지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재즈트로닉(jazztronic)’이라 일컫는 것인데, 그가 평소(음악을 타고 우주로 간)라디오헤드를 좋아한 사실이나, 지난 11월에 먼저 발표한 9분57초짜리 대형 싱글 ‘Black star’의 짜임새를 돌이켜 볼 때 그 사이사이에는 아방가르드(avant-garde jazz)의 기운도 질기게 흐르고 있다.

마크 길리아나의 현란한 드러밍과 마지막까지 치받는 ‘Girl loves me’의 우울한 앰비언스, 2014년에 발표한 것에서 금관악기의 역할을 크게 줄이고 토니 맥카슬린(플룻, 색소폰, 우드윈즈)과 벤 몬더(기타), 그리고 제임스 머피(LCD Soundsystem)의 퍼쿠션과 스트링 어레인지를 뒤섞어 다시 녹음한 드럼 앤 베이스 트랙 ‘Sue (Or in a Season of Crime)’이 가진 파괴적인 슬픔은 아마도 간암 선고를 받고 18개월 뒤 ‘검은 별’이 될 보위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결과물일지 모른다. 혹자의 말처럼 “그동안 들려준 보위식 팝 사운드와 가장 거리가 먼” 그것은 프로듀서 토니 비스콘티의 언급(이 앨범에 실린 가사 대부분은 보위가 스스로 “죽음을 예언”한 것들로 가득하다는 말)도 있었던 만큼 근거 없는, 단순한 억측 같지만은 않다.

2016년 1월10일. 향년 69세로 데이빗 보위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켄드릭 라마의 [To Pimp A Butterfly]와 앰비언트 듀오 보즈 오브 캐나다(Boards of Canada)를 염두에 두고 생일을 기념해 발매한 [Black Star]는 어처구니없게도 거장의 유작이 되고 말았다. 부고 후, 카니예 웨스트와 마돈나는 자신들에게 큰 영감을 준 보위의 죽음을 같이 애도했고, 지미 페이지는 “팝의 얼굴을 바꾼 사람”이라며 그를 기렸다. 모르긴 해도 직접 추모 에세이까지 쓴 마릴린 맨슨과 보위의 ‘직계’ 브라이언 몰코(플라시보)는 남몰래 오열했을 것이고, 프레디 머큐리 추모 공연에서 ‘Under Pressure’를 함께 불렀던 애니 레녹스도 트위터를 통해 ‘지기 스타더스트’의 화성행을 깊이 슬퍼했다.

델타 블루스와 쟈끄 브렐(Jacques Brel), 벡(beck)과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or)를 아꼈던 로맨티스트이자 희대의 스타일리스트였던 데이빗 보위. 군둘라 야노비츠(Gundula Janowitz)의 ‘Four last songs’를 들으면 어김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그를 보내며, 이젠 내가 ‘Space oddity’를 들으며 눈물 흘릴 차례인 것 같다. 지금쯤 커트 코베인을 만나 ‘The man who sold the world’를 함께 부르고 있을까. 고인의 명복을 빈다.

4.5 Stars (4.5 / 5)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